태풍 망쿳, 필리핀→홍콩 강타 …올 전 세계 ‘최악’, 사망자 100명 이상/필리핀 적십자 트위터 캡처.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태풍, 허리케인, 싸이클론 등)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여겨지는 슈퍼 태풍 ‘망쿳’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풍 망쿳은 필리핀을 강타하고 홍콩 등 중국을 덮쳤다. 태풍 망쿳이 할퀴고 간 두 나라의 사망자 수를 합치면 100명이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가 난 필리핀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당국이 초기에 집계한 인명피해는 사망 최소 29명, 13명 실종이었으나, 광산 사고에서만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빅토리오 팔랑단 시장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흙과 돌무더기가 광부 합숙소를 덮쳤다. 매몰된 광부 수가 40∼50명을 넘을 수도 있다"며 "이곳에서만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손섬 주민인 사킹(64) 씨는 AFP통신에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 이번 태풍은 라윈보다도 강력했다.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태풍의 위력을 설명했다.
라윈은 2016년 필리핀에 상륙해 19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엄청난 피해를 냈던 초강력 태풍이다.
태풍 망쿳이 조금 약화해 상륙한 중국의 피해도 엄청나다.
태풍 망쿳은 필리핀을 지나 이날 오전 8시 홍콩 동남쪽 220㎞ 해상에 도달했으며, 오후 5시께 광둥성 내륙에 상륙했다.
홍콩 공영방송인 RTHK는 망쿳이 지난 수십년 래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전했다.
망쿳은 광둥성 타이산(台山)에 16일 오후 5시 쯤 시속 162km의 강풍을 동반한 채 상륙했다. 중국기준 ‘시그널10’의 위력.
중국 CCTV의 영문 채널인 CGTN은 높은 파도가 선전시 해변 호텔들까지 밀려들었다고 보도했다.
광둥성과 하이난성의 고속철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지역 방송을 보면 태풍으로 나무가 뿌리채 뽑히고 창문이 깨졌으며,물에 잠긴 도로는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태풍 망쿳은 이날 오후 시그널8으로 약화한뒤 17일 오전 5시32분 시그널3으로 더욱 약화했다. 이제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다만 이날도 주요 버스노선과 배편, 철도는 운항을 중단해 시민들의 발이 묶일 것으로 보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