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3% 늘었지만… 삼성전자 제외하면 순이익 7% 이상 뒷걸음 거래소, 536곳 재무제표 분석
2분기(4∼6월) 들어 기업들의 이익 둔화세가 뚜렷해진 데다 한국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하반기 기업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쏠림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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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13%로 전년 동기보다 0.27%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매출액 순이익률’은 6.86%로 0.27%포인트 떨어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 위험이 커져 국내 수출기업들이 영향을 받았고, 달러화 강세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줄이며 국내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정보기술(IT) 같은 일부 업종에 실적 개선세가 편중되는 문제는 여전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805조18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53조8763억 원)은 0.20% 오르는 데 그쳤고 순이익(40조6691억 원)은 오히려 7.30%나 떨어졌다.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9.93%에서 올 상반기 35.85%로 늘어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 “하반기가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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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일 현재 2분기 실적을 공시한 상장사 155곳 중 절반이 넘는 85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 중에서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넘게 하락한 기업도 58개사나 됐다.
여기에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 업황이나 한국 대표 기업들의 실적 호황이 계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마저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반도체 성장세가 깨지면 국내 증시가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엔 기업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