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진수라면 역시 철도다. 무엇보다 그 리듬감이 좋다. 덜컹덜컹 삐걱삐걱…. 그게 여행길 들뜬 마음을 더 부추긴다. 기차로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라도 행복하다. 그럼에도 명소는 따로 있다.
우선 경북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협곡의 ‘비경 길’ 트래킹 코스를 추천한다. 영동선 승부~양원 역을 잇는 산길이다. 험한 지형 탓에 철도만 있는 특이한 곳이다. 낙동강 상류의 바위산이 강물에 뚫려 협곡이 된 곳이다.
마을 간 산길도 있는데 그걸 다듬은 게 비경길이다. 이 6.5km 산길은 협곡절벽 뒤를 돌아 강변으로 이어지는데 이름에 걸맞게 비경의 연속이다. 도중 특별한 것도 볼 수 있다. 화전민 터에 남겨진 ‘리어카 나무’다. 뼈대만 앙상한 녹슨 리어카가 밑에서 움터 자란 뽕나무에 들어올려져 있다. 길은 그런 오지를 관통한다.
국내 철도여행은 코레일의 관광열차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관광열차는 다양한 곳을 특별한 루트로 운행한다. 바꿔 타지 않고 오갈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일반열차와 달리 안팎을 멋지게 꾸미고 여행에 특화된 설비도 갖췄다. 컬러풀한 그림과 패턴으로 외벽을 랩핑한 객차와 기관차, 가족 연인 동료가 두루 즐기는 가족 커플 그룹실 및 카페바, 전망칸, 이벤트칸 등이 대표적인 예다.
관광열차들은 제각각 테마와 루트를 서로 결합해 전국 곳곳으로 운행하고 있다. 주로 축제와 계절명소를 찾아다닌다. 예컨대 ‘팔도장터’열차는 ‘남도해양열차’의 루트로 남원을 오가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가 열린 남원공설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볼 수 있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풍기를 찾은 중부내륙관광열차도 안동하회마을 관광과 영주365시장 쇼핑 일정이었다.
우리 철도는 운행선이 많지 않다. 연계수송체제가 미흡해서다. 그러니 대도시 간 이동 외엔 철도가 불편하다. 코레일의 관광열차는 그걸 극복하는 기능적 해결책이다. 그런 만큼 여행자에겐 관광열차가 효자다. 코레일관광개발 해밀여행사 같은 철도전문여행사도 이 관광열차를 활용해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