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가 풍요한 고전음악의 유산을 가진 나라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빈 고전파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든은 크로아티아인이 많이 사는 빈 변두리에서 자랐기 때문에 작품 속에 크로아티아 민속 선율을 많이 집어넣었다고 알려져 있죠. 고전음악 및 크로아티아와 관계된 이름을 또 하나 든다면 19세기 말 오페레타(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쉬운 음악으로 구성한 가벼운 오페라의 일종)의 거장으로 불렸던 프란츠 폰 주페(1819∼1895·사진)가 있습니다.
그는 크로아티아인이 아니라 이탈리아계 아버지와 독일계 어머니 사이의 아들이었지만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에서 태어났습니다. 19세기에 오스트리아는 오늘날의 오스트리아 공화국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남부, 우크라이나 서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을 영유한 대제국이었기 때문에 곳곳에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들만의 언어를 쓰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21일은 주페가 세상을 떠난 지 123년 되는 날이로군요. 저는 가정의 달인 5월에 특히 어린이들이 그의 서곡들을 들어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리듬감이 강하고 활력 있어 아이들은 들으면서 십중팔구 팔을 휘저으며 신나합니다. 저도 어릴 때 그랬으니까요. 주페의 신나는 서곡들을 들으면 오케스트라의 수많은 악기와 그 음색의 배합이 주는 아름다운 효과들에 일찍 친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