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철학, 사진, 아빠들의 육아, 식재료, 인기 브랜드 탐구…. 최근 인기를 끄는 감각적인 독립잡지들은 특정 독자층을 겨냥해 한 가지 테마만을 깊이 다룬다. 교보문고 제공
30, 40대 ‘힙한’ 아빠들을 타깃으로 하는 이 잡지가 매달 하나의 주제를 깊고 폭넓게 다루기 위해 사전 모임을 열고 의견을 구하는 자리였다. 최혜진 편집장은 “아버지란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였지만 자신의 색깔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남성이 많다”며 “이들은 우리 잡지를 단순히 읽을거리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드’로 인지한다”고 말했다. 2년 전 창간된 이 잡지는 독자층이 탄탄해 광고 없이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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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나 일반 기업도 딱딱한 계간지나 홍보물 대신 독립잡지 형태로 새로운 간행물을 잇달아 내고 있다. 바다출판사는 올해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와 여성의 시각에서 문화를 읽어내는 ‘우먼카인드’를 창간했다. 두 잡지의 정기 구독자는 3개월 만에 각각 600명을 넘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식재료 탐구를 표방한 ‘매거진F’를 지난달 창간했다. 첫 호에서 소금만 집중적으로 파헤쳐 주목을 받았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잡지 판매가 감소하며 광고가 붙지 않아 위기에 처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오직 독자에게 중점을 둔 ‘원테마 잡지’들이 등장했다”며 “구독료를 기꺼이 내고 볼 고정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고급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만큼 독립잡지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