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컨헤비’ 로켓 재사용 성공으로 주목
한 번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을 회수해 다시 발사하면 로켓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이고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더 싸게, 더 자주 우주로 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난해에만 팰컨9을 18번 쏘아 올려 연간 최다 로켓 발사 기록을 세웠다. 이 중 5번은 이전에 발사한 뒤 회수했던 로켓을 재발사한 것이었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6일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재발사로만 30번 이상 로켓을 발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1월에도 두 번의 로켓 재발사에 성공했다. 팰컨헤비까지 더하면 1개월 남짓한 기간에 올해 들어 이미 3번의 재발사가 이뤄진 셈이다. 앞으로 남은 11개월 동안 한 달에 평균 2.5번씩 발사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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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9월 모든 요소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차세대 팰컨헤비 격인 초대형 재사용 로켓 ‘BFR’의 제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길이 106m, 폭 9m인 BFR는 화성을 기준으로 탑재 중량이 150t으로 팰컨헤비(16.8t)의 9배가량 된다. 1단 로켓 위에 우주왕복선을 연결한 형태다. BFR는 화성 식민지 건설 프로젝트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왕복선에는 총 40명이 탈 수 있고 내부 공간은 825m³로 에어버스 항공기 A380보다 넓다.
한편 세계 최초의 재사용 로켓은 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이 2015년 11월 처음 지상 착륙에 성공시킨 ‘뉴 셰퍼드’다. 다만 뉴 셰퍼드는 민간 우주여행용으로 매우 작다. 대기권의 경계 지점인 상공 100km에서 6인용 여행캡슐을 던진 뒤 로켓과 캡슐 모두 자유낙하에 의존해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 뉴 셰퍼드 2호는 2016년 10월까지 총 5번의 시험 발사에서 지상 착륙에 성공한 뒤 퇴역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12월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뉴 셰퍼드 3호를 이용해 이르면 내년 초 승무원을 태운 여행캡슐 시험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 지구 저궤도(200∼2000km)를 도는 통신위성 11개를 실은 팰컨9을 발사한 뒤 지상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개발단장은 “대기권 끝까지 올라갔다 그대로 내려오는 뉴 셰퍼드와 달리 팰컨9이나 팰컨헤비의 1단 로켓은 대기권을 완전히 빠져나갔다가 자세를 지구 방향으로 돌려 재진입하기 때문에 기술의 난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팰컨9은 실시간으로 위치나 속도, 바람 세기 등의 정보를 수집해 ‘그리드 핀’으로 불리는 날개와 부스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자세를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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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