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김영기 총재.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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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현장 의견과 다른 결정…신뢰 바닥
이익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구단도 문제
KBL 이사회는 총재, 사무총장 그리고 10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총재가 맡도록 돼 있다. 이사회는 KBL 업무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요즘 KBL 이사회가 막중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시각이 많다. 이사회의 결정이 구단 프런트, 지도자, 선수 등 현장의 의견과 반대되는 결정을 자주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에 밝혀진 대로 새로운 외국인선수 제도를 확정하며 신장제한(장신 200cm이하·단신186 cm이하)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선수 선발을 위해 꾸려진 TF팀에서는 신장제한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는 이사회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KBL 김영기 총재가 제안했던 대로 신장 제한을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김 총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몇몇 이사의 재논의 요구는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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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KBL 이사회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 KBL의 어느 감독은 “KBL 집행부도 문제지만 KBL 집행부의 전횡을 방관하는 각 구단 이사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KBL 김 총재는 현재 애매한 임기 말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울산 현대모비스를 회장사로 선정한 이후 새 총재 선임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새 총재를 선임하면 김 총재를 비롯한 현 집행부 전원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회의 역할이 막중한데 여전히 KBL 집행부에 끌려 다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사회가 중심을 잡지 못하자 KBL 이사회의 개편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0구단 단장이 모두 이사회에 참여해 각 구단의 유·불리에 따라 안건을 심의하다니 프로농구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결정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 먼저 챙기려고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각 구단의 이기주의 탓에 단장들의 의견보다는 KBL 집행부의 의견이 더 힘을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농구단을 전임하는 단장과 모기업의 업무를 하면서 겸임하는 단장이 있다보니 문제된 사안의 이해도에서 차이나 난다. 이 경우 프로농구판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 단장들은 일부 경험이 많은 이사들의 말에 잘 넘어가 이들에게 힘이 쏠리는 현상까지도 일어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사외이사 등 외부 전문가를 이사회에서 포함시키는 등 이사 구성과 관련한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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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