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목’ 관광객 작년 절반 예상 中 일부지역 ‘금한령’ 풀었지만 현지 여행사들 한국상품 판매 꺼려 국내 관광-유통업계 특수기대 접어
썰렁한 명동거리 30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소인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썰렁하다. 유통·관광업계의 최대 대목인 중국의 설 춘제가 다가왔지만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금한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업계가 울상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춘제(2월 15∼21일)에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약 8만∼9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14만5645명)와 비교해 최대 45% 줄어든 수치다.
춘제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3년간 증가 추세였다.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으로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올해엔 춘제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과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 금한령을 해제했지만 여전히 현지 여행사들은 한국관광 상품 판매에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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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면세점 관계자는 “매년 2월에 하던 행사라 올해도 춘제 프로모션을 준비했지만 솔직히 ‘얼마나 오겠나’ 하는 마음이 든다”며 “지금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손님은 프로모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보따리상이라 매출 증대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단체관광 비중이 낮은 백화점과 마트는 싼커(散客)로 불리는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전체의 28%에 이르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마트 곳곳에 중국어 상품소개를 늘려 싼커 붙들기에 나섰다. 한방 생리대와 샴푸, 브라우니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확대 진열하기로 했다. 이마트 역시 외국인 방문 비중이 높은 서울 용산 왕십리 청계천과 제주 점포에 한해 중국인 관광객이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은 중국 최대 카드사인 은련카드와 제휴해 이 카드로 결제하면 상품권과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은련카드가 먼저 춘제 이벤트를 제안하는 등 지난해와 비교하면 조금씩 한중 관계가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 올림픽과 춘제를 계기로 중국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가인 gain@donga.com·강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