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선관위 “출마자격 없다” 결정… 나발니 “선거 보이콧 나설 것”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항마로 거론돼온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불허했다. 선관위는 25일 회의를 열고 나발니가 전날 제출한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검토한 결과 입후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발니가 서류를 낸 지 단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결정을 내린 건 그만큼 그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경계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관위는 나발니가 2013년 지방정부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지방정부 예산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올해 재심에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선관위원 13명 중 12명이 나발니의 출마를 불허했고 1명은 기권했다.
나발니는 결정 후 “러시아의 현실에 대한 진실을 말하려는 나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며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에 항소할 것이지만 역시 (푸틴이 좌우하는) 국가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