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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생활 기본비용 月177만원… 10명중 3명도 준비 못해”

입력 | 2017-12-14 03:00:00

KB금융지주 ‘골든라이프 보고서’
“65세 은퇴 원하지만 75세까지 일해”… 행복 노후조건 “건강” 35%-“돈” 30%




한국인은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한 달에 177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만큼 노후 준비를 한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노후자금 부족 등으로 인해 은퇴 시기도 원하는 때보다 10년가량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는 한국인의 노후 재무설계 행태를 분석한 ‘2017 골든라이프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 경기, 6대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에 거주하는 20∼74세 가구주 2000명을 설문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은퇴 후 적정한 생활비로 월평균 251만 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소한의 의식주 해결을 위해선 적정 생활비의 70% 정도인 177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적정 생활비 이상 노후자금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8.8%에 그쳤다. 최소 생활비인 월 177만 원 이상을 준비한 사람도 27.0%에 불과했다.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44세였다. 하지만 응답자의 거의 절반(45.8%)이 아직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은퇴가 임박한 50대와 60대 응답자도 각각 46.4%, 23.4%가 ‘노후 준비를 전혀 못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족 수가 적을수록 노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생활비를 준비한 1인 가구의 비중은 14.5%, 부부 가구는 20.9%에 그쳐 전체 평균(27.0%)보다 낮았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인 가구나 부부 가구는 (자녀가 있는) 다른 일반 가구에 비해 주택자금, 자녀 관련 자금 등 예정된 지출 부담은 작지만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고 예기치 못한 자금상황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 보니 은퇴하는 시기도 늦어졌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은퇴 시기는 평균 65세였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75세로 추정됐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는, 이른바 ‘반퇴’도 노후 준비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응답자의 19%는 ‘반퇴’ 경험이 있었다. ‘반퇴’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나이는 55세였고, 새 일자리를 찾는 데 평균 2년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조건으로 응답자들은 건강(35.1%)과 돈(3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간관계(12.5%), 사회활동과 여가활동(각 11%) 등의 순이었다. 이미 은퇴한 사람들(141명) 역시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것(23.4%)과 노후 재무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21.3%)을 가장 많이 후회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