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제조업 투자 5년來 최저 올해 들어 외국계은행 3곳 철수… “노사문제 등 기업하기 어려워”
지난 정부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권 규제 등 기업들이 원하는 이른바 ‘덩어리 규제 혁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활용 제한 등이 추진되면서 갈수록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중요 지표 곳곳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 감소가 문제다. 도착금액 기준으로 1∼3분기에 2014년과 2015년 각각 40억 달러를 넘었던 제조업 투자는 올해 들어 20억3300만 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화학공업,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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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이유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역내 투자를 강화해 전 세계적으로 투자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기업 환경이 나빠진 점을 꼽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달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37개 국가 중 노사 간 협력(130위), 정리해고 비용(112위), 고용 및 해고 관행(88위) 등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노사문제, 인건비, 법인세 등 어느 하나 기업 활동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없는 데다 북핵 위협 등도 커지면서 한국 투자에 대한 매력이 점점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