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富 대물림’ 질타한 홍종학 후보의 임대업자 중학생 딸

입력 | 2017-10-26 00:00:00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중학생 딸이 34억 원대 상가 일부를 증여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16년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당시 19대 국회의원이던 홍 후보자는 자신을 포함해 가족 재산을 49억5000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여기에는 부인과 딸이 증여받은 서울 중구 충무로의 4층짜리 상가 절반도 포함됐다. 이 건물은 장모가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에게 4분의 1씩(8억6500만 원)을, 처남에게 절반을 증여한 것이라고 한다.

홍 후보자의 딸은 2004년생으로, 중학교 1학년이지만 4분의 1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법적으로는 10대 임대업자다. 홍 후보자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5년간 전체 상속(8조6000억 원) 증여(27조9000억 원) 총액이 36조5000억 원이나 된다고 강조하면서 “부의 대물림이 엄청난 규모”라고 비판했다. 고액 상속·증여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부인과 딸이 상가 건물을 증여받은 것은 2015년 11월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부의 대물림’이 아닌지, 홍 후보자의 답변이 궁금해진다.

홍 후보자는 중소기업이나 벤처 경험이 전무한 시민단체 출신이다. 현역 의원 시절엔 ‘재벌·관료 저격수’로 활약했다. 4년 전엔 “재벌의 면세점 독식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10년이던 면세점 면허 기간을 5년으로 줄이는 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올해 6월 말 영업 종료로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진 지 6개월 만에 다시 허가를 따내는 촌극을 겪은 롯데 잠실면세점은 6개월간 매출 손실만 3500억 원이라고 한다.

홍 후보자는 2000년 발표한 논문에서는 대기업을 ‘암세포’에 비유했고, 2008년 발표한 논문에선 대기업을 육성한 박정희 정부가 히틀러의 나치즘과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행여 ‘대기업 때리기’가 중소기업과 벤처를 육성하는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