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벤츄라 클래식 S&L 해밀턴 제공
초청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SIHH는 초호화 전시회로 유명하다. 올해 1월 열린 제 27회 SIHH에선 카르티에, IWC, 피아제 등 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대거 신제품을 공개했다. 100년의 역사 속에 매년 그 명성과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바젤월드에서는 전 세계 13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해 신제품과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먼발치서 지켜봐야 했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SIHH와 바젤월드의 대표 출품작들이 속속 국내로 상륙하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그림의 떡’으로 여겨지며 일부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명품시계 시장이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시계 주얼리 상품 매출은 매년 20%가량 오르고 있다. 백화점 전체 실적과 비교하면 2,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예물시계로 인식됐던 고가의 명품시계들이 최근 패션 아이템이나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박람회 출품작 중 이미 국내에 출시됐거나 앞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오데마 피게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 몬드 오데마 피게 제공
몽블랑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 몽블랑 제공
오메가는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새로운 스피드마스터 모델인 스피드마스터 레이싱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다음 달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신제품이지만 1968년 모델의 스타일을 일부 적용했다.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와 블랙 다이얼에 오렌지색 글자 등이 어우러졌다. 정확성, 성능 등에 있어 스위스 연방 계측학회(METAS)의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과했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오메가 제공
카르티에 팬더 로얄 워치 카르티에 제공
스와치그룹 대표 브랜드 라도는 1962년 첫 선을 보인 다이버 워치 ‘캡틴 쿡’을 재해석한 라도 하이퍼크롬 캡틴 쿡을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18세기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의 별명 캡틴 쿡을 따 제품 이름을 지었다. 신제품이지만 오리지널 디자인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남성용 모델은 오리지널의 지름(37mm)을 그대로 적용했고 장식이나 색상도 오리지널을 그대로 따랐다. 원조 캡틴 쿡이 처음 출시한 해를 기념해 1962점 한정 제작된다.
▼세계 시계 애호가들의 축제 ‘SIHH-바젤월드’▼
매년 1월 열리는 스위스 고급시계 박람회(SIHH)는 1991년 제네바에서 처음 개막했다. 카르티에, 피아제, 제랄드 젠타, 다니엘 로스, 보메 메르시에 등 5개 브랜드로 시작한 쇼가 지금에 이르렀다. 리치몬드그룹이 주도하는 SIHH는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시계 박람회’로 불린다. 최고급 브랜드 위주로 선보이며 브랜드 담당자와 바이어, 언론 관계자 등 초청 받은 사람만 관람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로 전시회장을 대중에 하루 공개했다. 2017 SIHH에는 17개 명품시계 브랜드와 13개 독립 시계 브랜드가 참가했다. 초호화 박람회인 만큼 신분 확인과 보안검색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바젤월드는 시계와 주얼리의 최신 트렌드를 총 망라한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이 더해진 시계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워치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기어S3, 스마트워치 콘셉트 제품 등을 들고 바젤월드에 참여해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몽블랑과 태그호이어도 올해 행사에서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스마트워치는 아직 바젤월드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와치그룹 티쏘의 프랑수아 티에보 최고경영자는 올해 바젤월드 기자회견에서 “스마트워치를 시계의 범주로 생각하지 않는다. 배터리가 나가 시간을 알 수 없는 기계는 시계라고 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업계는 스마트워치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의 위상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젤월드는 초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한 SIHH와 달리 입장권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바젤월드는 단순 전시뿐 아니라 업체 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