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성열은 홈런을 잘 치지만 삼진이 지나치게 많은 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밀어치는 타격에 눈을 뜨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성열(33)은 2003년 프로에 입단해 LG~두산을 거쳐 올해로 15년째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강한 인상을 남겼던 시즌은 129경기에서 타율 0.263(419타수 110안타),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한 2010년(두산)이 전부였다. 늘 거포 유망주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지만, 정확도가 워낙 떨어진 탓에 확실한 주전 한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917개의 삼진을 당했고, 볼넷은 247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약점이 뚜렷했다. 100경기 이상 나선 시즌도 4차례(2005·2010·2012·2015년)가 전부였다.
그랬던 이성열이 올 시즌 들어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 탓에 30일까지 56경기에만 출장했지만, 타율 0.367(199타수 73안타)에 16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최대 강점인 장타력을 유지하면서도 늘 2할대 중반을 맴돌던 타율이 급등했다. 0.416의 출루율은 이성열의 변화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다. 변화구에 쉽게 속았던 과거의 단점이 옅어졌다. 타격폼이 무너지지 않아 바깥쪽 높은 공에 대한 대처능력도 향상됐다. 한화 김준기 전력분석팀장은 “돌아 나오는 스윙도 위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이성열.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 시즌 최대 위기 직면
한화 이성열. 스포츠동아DB
● 이성열이 말하는 ‘좋은 자세’
이성열은 복귀전인 29일 대전 LG전에서 5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4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만난 이 감독대행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특히 극단적으로 당겨치던 기존의 타격에서 벗어나 밀어치는 타격에 눈을 뜬 부분은 올 시즌 최고의 수확이다. 이성열은 주저 없이 ‘좋은 자세’를 언급했다. 그는 “좋은 자세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타격할 때 벽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생각대로 된 것 같다. 잘하든 못하든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시즌에는 나도, 팀도 희망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