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센서’ 주목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에서는 자기장이 발생한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하면 자기장으로 작은 센서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재료연구소 제공
센서의 발달에 따라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다. 인간이 눈과 귀, 코와 혀, 피부로 오감을 느끼듯, 기계는 센서로 사람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은 감지할 수 없는 자기장이나 미세한 성분까지 분자 단위로 찾아내는 센서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질병 진단이나 유해물질 검출, 전원 공급 등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이 같은 센서 기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상의 사물들이 직접 데이터를 만들고 다른 사물과 주고받으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게 하는 센서 성능 개선이 우선 관심사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는 나노금속의 공명 현상을 이용해 분자의 광 신호를 수백만 배 증폭시키는 분자검출 기판 소재를 개발했다. 미세먼지 측정이나 생화학무기 테러 예방, 마약 검사 등에 활용 가능하다.
수ppb(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수준의 미량 성분이나, 미각 및 후각처럼 데이터화하기 어려운 정보까지 찾아낸다는 목표다. 물질의 구성 요소인 분자 자체를 검지하는 고성능 센서로 각종 유해물질이나 질병 징후를 걸러낼 수 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을 활용해 센서 안 감지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어떤 병에 걸렸을 경우 환자의 숨 속에 나타나는 표지 가스(바이오 마커)를 감지할 수 있다.
센서에 대한 안정적 전력 공급도 과제다. 재료연구소는 전선 주변에 미세하게 발생하는 자기장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지능형 복합 소재를 개발했다. 소재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해 작은 센서 정도는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사물뿐 아니라 사람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센서 소재도 개발되고 있다. 재료연구소는 탄소나노튜브나 그래핀 같은 탄소 나노물질 기반의 다공체로 유기 반도체 나노섬유를 개발하고 있다. DGIST 이성원 교수 연구팀은 땀과 산소를 잘 투과해 몸에 간편하게 붙일 수 있는 전자피부 소재를 개발했다. 이들 기기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효용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