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
유교 문화를 상징하는 회화나무.
우리나라에는 역사와 문화에 매우 중요한 나무들이 많다. 특히 콩과의 갈잎큰키나무인 회화나무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를 상징하는 나무다. 이는 중국 주나라 때 천자가 살고 있는 궁궐과 선비의 무덤에 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화나무는 ‘선비나무’라 부른다. 우리나라 창덕궁의 천연기념물 회화나무를 비롯해서 성균관 및 전국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살았던 공간에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가 살고 있는 것도 주나라 제도의 영향이다. 그래서 유교 문화 관련 공간에 살고 있는 회화나무는 단순히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나무를 심은 주인공의 정신을 담고 있다.
유학자들이 회화나무를 심은 것은 단순히 관직에 나아가 출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비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선비정신은 중국 북송시대 학자 범중엄의 ‘악양루기(岳陽樓記)’ 중 ‘천하의 근심은 천하 사람들보다 먼저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천하 사람들보다 나중에 즐긴다’에서 유래한다. 회화나무는 송나라와 조선의 선비들이 학자와 지도자로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스승이었다. 그래서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회화나무는 우리에게 선비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