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채널A 심의실장
그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채널A ‘유쾌한 삼촌―착한 농부를 찾아서’(금 오후 8시 20분)의 주인공이었다. 방송에는 같은 대학 10학번 동기들인 정우진, 최동녘 씨도 나왔는데 작물이 달라 농번기가 겹치지 않는 세 친구는 품앗이 농사를 짓는다. ‘N포 세대’와 달리 연애도 취업도 무엇도 포기하지 않고 농업이라는 블루오션에 뛰어든 청년 창업농들을 전화로 만났다.
▽박=농사를 짓는 집안이어서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전공은 채소학이고요.
광고 로드중
▽최=입학은 채소학과로 했는데 집에서 하는 사과 농사를 유기농으로 해보기로 마음먹고 4학년 때 과수학을 공부했어요. 연간 순소득은 6000만∼7000만 원, 올해는 우박 때문에 걱정이에요.
―학비가 무료인 데다 영농후계자로 병역특례 혜택도 받았네요.
▽박=덕분에 일을 일찍 시작해 동네 친구들보다 많이 벌어요.
▽정=남 밑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좋아요. 제 사업이니 제가 사장입니다.
▽최=도시에선 이 사업 해볼까 생각하면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죠. 농촌에선 무엇을 생각해도 시작 단계예요.
―그래서 블루오션이군요. 하지만 많은 젊은이가 농촌을 기피합니다.
광고 로드중
▽정=육체적으로 진짜 힘들어요. 셋이서 약속했죠. 아내는 다른 일을 하게 하자고.
▽박=농사는 날씨에 달려 있는데 그건 신의 영역이죠.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고요.
―청년농업인 직불금제 등 젊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여러 지원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아무리 지원을 해줘도 결국 개인 역량이 중요해요.
광고 로드중
―기후변화와 세계 인구의 증가세를 감안하면 농업은 유망 산업이라고 합니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딸을 농고에 보내겠다고 했는데요.
▽최=흙에서 작물을 키워내는 일, 이건 인공지능(AI)이 할 수 없죠. 제 사과는 무농약 유기농 저탄소 사과예요. 이걸 사먹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살린 셈이 되는 겁니다.
▽박=부모 세대는 전통 농법을 따르지만 저는 대학에서 배운 걸 토대로 새로운 시도를 해요. 제 방식대로 밀고 나가 소비자들이 찾는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제 자부심입니다.
―훗날 자녀가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면….
▽정=부모님은 제가 농대 가는 걸 달가워하지 않으셨지만 저는 도와줄 겁니다.
▽최=절 보고 자란 자식이 농사를요? 그건 제가 성공한 농부라는 뜻이잖아요!
이진영 채널A 심의실장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