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빗줄기는 곧 휴식을 의미하지만, 올해 전국적인 가뭄 탓에 대부분의 팀들은 쉼 없이 레이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7월 장마전선이 반가운 것도 당연지사.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선 장마철 손익계산서 역시 분주히 다뤄지고 있다. 2일 수원 넥센-kt전 도중 우천 중단되는 모습.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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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진입과 함께 본격적인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휘감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2일과 3일 사이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빗줄기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KBO리그 역시 장마전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일엔 사직을 제외한 4개 구장에서 우천으로 중단과 취소가 연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선 비 소식에 반가움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올 들어 유독 우천취소 경기가 줄어들면서 각 팀이 꿀맛 같은 ‘빗 속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느낄 수 있다. 개막전부터 6월30일을 기준으로 최근 3년 우천취소 경기수를 살펴본 결과, 2015년엔 42경기, 2016년엔 26경기를 기록했지만 올해엔 16경기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먹구름이 드리우는 날이면 감독은 물론 선수들마저 “오늘 하루는 비가 좀 내렸으면 한다”며 애꿎은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이 종종 목격되곤 했다.
올 시즌 우천취소 경기가 가장 적었던 팀은 3위 SK와 9위 삼성이다. 두 팀은 3일까지 나란히 79게임을 치렀다. 비로 휴식을 취한 날은 단 이틀뿐. 우천취소가 가장 많았던 두산(75경기)과는 4게임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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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의 또 다른 변수는 바로 선발 로테이션 운영이다.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는 팀들은 1선발과 2선발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즌 막판 호성적을 거뒀던 과거 팀들은 장마철 레이스를 유리하게 끌고 간 경우가 많았다. 오락가락한 빗줄기 속에 각 팀은 손익을 따지는 계산을 분주히 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