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와 함께 카본블랙시장 진출… 서산 공장 10월말 1단계 준공 非정유사업 확장으로 고수익 효과… 2014년 유가폭락때 ‘나홀로 흑자’ 내년 국내 정유사 첫 카본블랙 생산… 이익률 15% 예상돼 효자사업 기대
현대OCI 카본블랙 공장
원유 정제 후 남는 잔사유(찌꺼기 기름)를 이용해 만드는 카본블랙은 타이어 고무 강화제나 잉크원료 등에 쓰인다. 원료수송관과 전선 배설만을 남겨둔 6월말 공정률은 86%. 10월 말 1단계 준공을 마치면 내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0년에는 연간 15만 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곳은 국내 4개 정유사 중 ‘막내’인 현대오일뱅크의 독특한 전략을 보여주는 공장이다. 바로 적극적인 합작을 통한 비(非)정유 사업 경쟁력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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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정제유를 활용하면서 합작 파트너의 화학기술력과 판매망을 이용하는 ‘윈윈 전략’이었다. 현대오일뱅크의 플랜트 설계 및 운영 노하우도 합작 성공을 뒷받침했다. 합작 공장 플랜트 설계를 담당해온 정임주 현대케미칼 생산부문장(상무)은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플랜트 설계와 운영을 주무기로 삼고, 수익성과 기존 산업 연관성이 높은 석유화학 품목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까지 정유사업과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석유화학 원료물질인 나프타에만 집중했다.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 상당량은 싼값에 보일러 원료나 선박유 등으로 처분했다. 하지만 석유제품의 정제마진이 줄어들자 고수익 사업에 눈을 돌렸다. 유가가 급격히 출렁일 때 회사 재무구조가 통째로 흔들리는 불안정성을 극복하려면 비정유 사업 확대가 절실했다. 최재혁 현대오일뱅크 사업지원팀 과장은 “유가 파고 속에서 정유 사업만 고집하는 건 ‘천수답’(빗물만 의존해 농사를 짓는 곳)처럼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418억 원으로 전년(389억 원)보다 2000억 원 이상 늘었다. 전체 영업이익 중 비정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0’에서 지난해 23%로 뛰었다. 전체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7%에서 7.3%로 높아졌다.
현대OCI의 카본블랙도 든든한 효자 품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매출액은 2140억 원, 영업이익은 321억 원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1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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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올해 초 “2020년까지 비정유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기존 목표치였던 30%보다 10%포인트 올려 잡은 것이다.
서산=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