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바이로메드’의 성장 전략
○ 의학적 미충족 수요 만족
신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바이로메드 연구원. 바이로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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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메드가 자체 개발한 DNA 치료제 기반 기술인 pCK 벡터는 다양한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pCK 벡터에 다른 치료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가 되기도 하고, 유방암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바이로메드의 대표 제품군이 바로 ‘VM202 라인’이다. 바이로메드는 pCK 벡터에 간세포증식인자(HGF) 유전자를 집어넣어 VM202-DPN(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을 개발해 미국 FDA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으로 인한 통증 처방약 시장은 연 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VM202’를 바탕으로 바이로메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인 ‘VM202-PAD’는 미국에서 임상 2상을 마치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VM202 제품군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처음부터 메이저 시장에 도전한 벤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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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규모 제약회사나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임상시험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대행해줄 별도의 전문 기업을 활용한다. 환자모집, 임상시험 관리, 제품 허가 절차 진행 등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진행해주는 기업에 많은 돈을 주고 임상시험 절차를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바이로메드는 처음부터 과감하게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직접 몸으로 뛰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바이로메드는 전문 회사에 위탁하는 비용의 30%만 들이면서 미국 FDA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 경영과 연구 분리로 전문성 강화
2000년을 전후해 한국에서는 바이오 벤처 창업 붐이 일었다. 당시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며 기술만 믿고 창업에 나섰던 수많은 연구자들이 경영, 자금·리스크 관리, 마케팅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지고 좌절했다. 그러나 바이로메드는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창업자가 과감하게 경영에서 일찌감치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것. 2009년 바이로메드는 삼성물산 출신으로 로커스테크놀로지스라는 시스템통합(SI)업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김용수 현 대표를 영입해 경영 전반을 맡겼다. 이후 김 교수는 연구에만 전념했다.
김용수 대표는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2009년 10월 천연물 신약 개발회사 ‘헬릭서’를 합병했다. 당장의 실적 없이 연구개발비만 매년 수억 원씩 들어가는 바이오 벤처들은 보통 현금 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임대업이나 자원개발 등 본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벌여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이로메드는 자신들의 신약 개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천연물 신약 회사를 합병하면서 본업과 부업 간 시너지를 추구했다. 헬릭서를 인수한 바이로메드는 2012년 골관절염 치료제 ‘레일라’를 개발해 7%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피엠지제약에 판권을 이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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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