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니 무조건 이겨야 한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감독은 단호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에 ‘올인(다걸기)’을 선언했다. A조(한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첫 경기인 이 경기는 WBC 전체를 통틀어서도 첫 번째 공식전이다.
5일 대회 전 마지막 훈련을 마친 김 감독은 “이미 예고한 대로 장원준(두산)이 선발로 나간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불펜에서 대기한다. 첫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2013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회 WBC에서 값비싼 교훈을 얻은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네덜란드에 0-5로 패했다. 상대팀 왼손 선발로 나선 디호마르 마르크벌의 변칙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후 호주와 대만을 연이어 이겼지만 득실점 차에서 뒤져 조3위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만약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에서 지면 4년 전과 비슷한 길을 밟을 공산이 크다. 더구나 7일 열리는 두 번째 상대는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합류해 A조 ‘최강’으로 떠오른 네덜란드다.
대회 전날인 5일까지도 베스트 라인업을 짜지 못한 게 한국의 고민이다. 김 감독은 “좌익수와 3루수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대표팀의 주전 좌익수는 최형우(KIA), 3루수는 박석민(NC)이 확정적인 것으로 보였다.
최형우는 타격에서, 박석민은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최형우는 4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쳤지만 이전까지 19타수 무안타의 빈타에 시달렸다. 박석민은 오른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다. 타격감도 무너져 있다. 최형우 대신에는 민병헌이나 박건우(이상 두산), 박석민을 대신해서는 허경민(두산)이 대기 선수로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김재호(두산)는 “선수들끼리는 (준결승과 결승이 열리는) 미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왕 출전했는데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한 번 뛰어봐야 되지 않을까요”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헌재 기자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