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전 백악관에 첫 ‘태양광’ 설치… “일자리 수백만개 만들 잠재력” 트럼프에 재생에너지 관심 촉구
뉴욕타임스(NYT)는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아 주 플레인스에 있는 자신의 땅콩 농장에 태양광 패널 3852개를 설치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고 11일 전했다. 태양광 발전회사 ‘솔아메리카’가 해당 농장 터 약 4만 m²를 임차해 1.3MW 규모의 발전 설비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약 7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플레인스의 절반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질 좋은 일자리 수백만 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잠재력을 기억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환경단체의 반발로 중단됐던 대형 송유관 사업 완공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허가하고 석탄 산업 관련 규제를 철폐하는 등 화석연료 산업의 부활을 선언한 상태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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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은 재직 때부터 재생에너지 산업에 관심이 컸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에너지 대란’이 일어났던 시절 대통령직을 수행한 그는 에너지부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를 신설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1979년 백악관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 32개를 설치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비용이 많이 든다”라며 철거했지만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설치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재생에너지를 등한시한) 레이건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된다”라며 “내가 틀리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부인 로절린 여사도 “백악관의 태양광 시설이 철거됐을 때 깊이 실망했다”며 “고향에서 이를 다시 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