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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수출기업, 중간재보다는 최종재에 관심을

입력 | 2017-02-09 03:00:00

DBR 경영의 지혜




지난 20년간 많은 국가에서 수출품 중 자국의 부품과 재료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추세에 역행해 최종 수출 상품에서 국내 생산 비중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두 가지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가설은 중국의 주요 수출품 구성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즉, 중국의 비교우위가 국내 생산 비중이 더 높은 산업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다. 두 번째 가설은 수출 기업이 수입 대체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이 그동안 수입하던 중간재를 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여 왔다는 뜻이다.

이 두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0∼2007년 중국 해관 통계 및 국가통계국의 산업기업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수출에서 국내 중간재의 비중을 측정하는 ‘총수출 대비 수출품에서의 국내 부가가치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의 총수출에서 이 비율은 2000년 65%에서 2007년 70%로 증가했다. 이 추세는 전 산업은 물론 기업 내에서도 확인됐다. 무역자유화는 수입 관세를 낮춰 중국 기업들이 더 싸고, 더 다양한 중간재를 수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줬고 자연스레 수입 대체 상품의 범위와 수준이 급속히 향상됐다.

이처럼 중국의 수출품 중 자국 생산 부품의 비중이 수입 부품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기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중국 정부의 전략에 따라 중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로 전환된다면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중국 기업의 위상이 계속 높아져 우리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부와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수입 대체를 하고 있는 중간재보다는 중국에서 소비되는 최종재의 비중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무역 및 투자 정책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 시장에 진출했거나 중국 기업들과 글로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예전과는 경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새롭게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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