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치면 정권 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원내 다수파와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한 헌법 실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은 야권통합론에 이번에는 연립정부 구상까지 더한 것이다.
민주당의 야권통합 제안은 먼저 자강론을 주창하는 국민의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아니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민주당의 끈질긴 야권통합 제안을 뿌리쳤고, 총선 민의는 3당 체제를 만들어냈다. 기득권 양당 체제에 질린 국민은 협치(協治)를 해내라고 명령한 것이다. 이제 보수도 갈라져 바른정당까지 출범해 4당 체제가 형성돼 있다. 이걸 인위적 정계 개편을 통해 다시 바꾸겠다는 것이 야권통합이요, 연정론이다.
거야(巨野)는 총선 이후에도 사사건건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을 휘청거리게 했다. 이제 집권 가능성이 보이니까 여대야소(與大野小)로 바꾸겠다는 것은 정치적 신의를 배신하려는 것이다. 더구나 우 원내대표가 국민의당과의 대선 전 통합을 제안한 데는 아직도 호남에서 불안한 민주당의 유력 주자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저의마저 엿보인다. 이 같은 제안에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만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 오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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