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의료원 일반병동에 설치… 계단 오르면 1인당 10원씩 적립 저소득층 환자에 기부금 사용 예정… 대구도시철도공사-대구효성병원 3월까지 동대구역에 계단 설치키로
2일 계명대 동산의료원 직원들이 외래 병동에 있는 건강 기부 계단을 오르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주용 외래원무팀장(53)은 요즘 병동 엘리베이터 대신에 계단을 자주 오른다. 벽면에는 계단 오르기로 소모되는 칼로리(Cal)와 수명 연장 시간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1, 2층 계단 사이에는 센서가 있어 사람이 계단을 오르면 자동으로 1인당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된다. 기부금은 의료원이 부담한다. 김 팀장은 “휴식시간에 시간을 내서 가기도 한다”며 “직원뿐 아니라 방문객의 이용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 계단 오르기로 건강을 챙기고 기부 문화도 확산시키는 ‘건강 기부 계단’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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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부 계단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1층 전광판은 현재까지 오른 사람과 기부금 현황을 보여준다. 지난달 26일 설치 후 2일까지 연인원 1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병원 측은 기부금을 저소득층 환자 진료비나 의료지원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발상의 전환으로 병동에 훌륭한 건강문화시설을 만들었다”며 “계단을 오르는 모든 분들이 건강을 챙기면서 동시에 기부도 하는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효성병원은 건강 기부 계단 설치 및 운영을 위한 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다음 달까지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 지하 1층 3번 출구에서 역 방향 129개 계단을 건강 기부 계단으로 바꿔 그림을 감상하면서 즐겁게 오르내리도록 할 예정이다. 1인당 10원의 기부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박경동 효성병원장은 “이 계단이 건강하고 따뜻한 대구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계단 오르기 캠페인도 수시로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1호선 대곡역(35개), 2호선 범어역(60개), 3호선 만평역(84개)에 계단 오르기의 효용성을 알려주는 ‘건강 계단’을 설치했다.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계단을 오르는 시민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의미를 되새기면 기부 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과 기관 단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