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빨라진 연대 발걸음
새누리 초·재선 9명 만나 “중도사퇴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과 만나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권석창 김성원 민경욱 박덕흠 박찬우 이만희 이양수 이철규 최교일 의원(가나다순)이 참석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빅텐트’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귀국 후 ‘민생 탐방’에 힘을 기울였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적극적인 정치 행보로 반전 카드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23일 “반 전 총장이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과 회동하는 등 주요 정치인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의 회동 대상 정치인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으로 설 연휴 전까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한 중도·보수 유력 정치인을 모두 만날 계획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박덕흠 의원 등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9명과 만난 자리에선 “이제 끝까지 간다.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대의 핵심 고리는 개헌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때만 되면 국민이 얼마나 열광하면서 분열하느냐. 그런데 감정의 응어리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2년 후에 국회의원 선거하면서 또 분열한다”며 “국가를 통합하고 화해를 도모하려면 대선과 총선을 하루에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서도 “가능하면 대선 전 (개헌을) 하면 좋겠다”며 “권력구조는 물론이고 경제민주화 등 변화된 상황에 맞는 헌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진영 정치 원로 14명은 ‘범보수 구국 원로 모임’을 결성하고 보수 대통합을 위한 연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반 전 총장 측을 모두 포괄하는 연합체를 만든 뒤 이를 중심으로 통합 정당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구축의 성사 여부는 김종인 전 대표의 합류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제 반반보다 좀 더 명확해졌다”며 “정권 교체가 아닌 정권 연장으로 기울었고 불출마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각을 세웠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