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대면 화면에 등장한 조개껍데기의 거친 표면을 느낄 수 있다.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착용하니 빈 탁자가 홀로그램화 된 우주인들의 싸움터로 돌변한다.
5~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참석하는 850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내용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세탁물 접는 로봇, 자동차 키·지갑을 찾아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일상의 10분'을 절약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가전들도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혁신 아이템은 2011년 창업한 미국 스타트업 탠바스(Tanvas)의 '탠바스 터치'.
지금까지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갖다대면 단말기 제조업체가 저장한 진동음만 울렸다. 탠바스는 손가락 끝과 스크린 표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터치스크린에서 다양한 촉감(진동)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를테면 화면에 피아노 건반, 벽돌 등이 있다면 그 질감을 손가락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느낄 수 있는 터치스크린이 상용화된다면 새롭고 다양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렉 토펠 탠바스 최고경영자(CEO)는 "시각 장애인의 물건 구매부터 자동차, 게임, 광고, 예술 다양한 영역에서 탠바스 터치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R-7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뒤 빈 탁자를 쳐다보면 미확인비행물체(UFO) 두 대가 내려놓은 우주인들이 서로 싸움을 벌이는 영상이 실감나게 펼쳐진다.
ODG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업 고객을 위한 하드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놀라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을 세심하게 돌봐 줄 기기들 줄줄이
'순간을 결코 지나치지 말자.'
미국 스타트업 치폴로(Chipolo)는 5㎜ 높이의 동전 모양 블루투스 추적기를 출품할 예정이다. 자동차 키 등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에 치폴로를 연결한 뒤 스마트폰으로 위치 찾기를 하면 이 추적기에서 100dB(데시벨)의 소리가 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추적기로 스마트폰의 위치를 찾는 것도 가능한데, 추적기의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미국 폴디 메이트(Foldi Mate)는 세탁물을 가지런히 접는 로봇을 제조하는 업체다. 이 기기에 세탁물을 넣으면 평균 3초 만에 접힌 옷이 나온다. 사람들은 세탁물을 개는데 20초가 걸린다. 세탁물이 찢길 가능성은 1% 미만. 이번 행사에서 700~850달러 선에서 선주문 받을 예정이다. 정식 출시는 2018년으로 예상된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