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대학 2학년생 130명에게 5분간 러닝머신에서 뛰어보라고 요청했다. 표준 체력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러닝머신을 세팅해놓은 탓에 5분을 버텨낸 학생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연구팀은 이 130명의 학생들을 대학 졸업 후 매 2년마다 연락해 근황을 물어보며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60대가 된 시점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이 수십 년간 겪은 직업적 성취도와 사회적 만족도, 심리적 적응 수준은 스무 살 때 러닝머신에서 버텨낸 시간에 비례한다는 점이었다.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로 보통 지능, 성격, 경제적 수준 등을 말한다. 그러나 신간 ‘그릿’(Grit·비즈니스북스·2016년)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 교수는 다른 어떤 조건보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그릿’이라고 정의한다. 그릿은 ‘열정이 있는 끈기’, 즉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더크워스 교수는 고교 수학교사로 근무할 당시 머리가 좋은 학생 중 일부가 예상외로 그저 그런 성적을 거두고, 오히려 사회 통념상 머리가 좋지 않다고 판단되는 학생 중 상당수가 높은 성적을 보이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또 고교 때 형편없는 수학 점수를 받았던 학생이 로켓을 만드는 세계적 공학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공에는 재능이나 성적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작용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 심리 연구를 시작했다.
광고 로드중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