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경기 주최한 정문홍 대표
로드FC 정문홍 대표의 꿈은 로드FC를 세계적인 단체로 키우는 것이다. 해외 단체에 의존해선 한국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일각에선 연예인의 단발 이벤트성 경기를 격투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배치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지적이었다. 최근 로드FC 압구정짐에서 만난 정문홍 로드FC 대표(42)는 격투기가 널리 알려지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까진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경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백 명의 젊은 선수가 뛸 무대를 지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연예인을 이용해 돈 번다는 지적이 있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야구, 축구와 달리 격투기를 스포츠로 보는 인식이 약한 상황에서 국민의 관심을 모을 만한 경기를 꾸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프로스포츠는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정 대표는 김 씨의 대전료 외에도 입장 수익 전액을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그가 이처럼 한국 격투계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국내 격투기 선수의 1세대라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강원 원주에서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운영하던 관장이었다. 2000년대 초반 격투 선진국인 일본으로 유학을 가 운동을 배워 제자들에게 알려주곤 했다. 그러던 중 일본의 대형 격투 단체인 ‘프라이드’가 문을 닫으며 아시아의 격투기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
“국내에 선수들이 뛸 무대가 없었어요. 젊고 열정이 넘칠 때라 제가 직접 대회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19세 때부터 승합차 끌고 다니며 옷 팔고 양말 팔아 모아둔 돈이 있었거든요. 2010년 당시로선 국내 유일의 격투기 단체인 로드FC를 만든 이유입니다.”
그는 대회를 열겠다며 제안서 하나 없이 무작정 방송국의 문을 두드리고 다녔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