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윤 국방분석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돌이켜 보면 지난 4년간의 한반도 위기 요인은 그대로다. 향후 2, 3개월은 소강 상태일 것이다. 이는 마치 태풍의 눈 속에 한국이 들어가 있는 형국으로 잠시 고요하겠지만, 곧 태풍이 불어 닥칠 전조이기도 하다. 그러니 과도정부라지만 소극적인 상황 관리에만 매몰되어선 곤란하다. 예상되는 위기 시나리오별로 치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옳다.
예상되는 제1 위기는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핵 동결과 정전협정 폐기를 연계한 북-미 간 평화협정 회담이 진행되는 경우다. 제2 위기는 북-미 간 회담 결렬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선제공격 내지 예방 전쟁을 선택할 경우다. 제3 위기는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 선언 또는 회담 결렬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이 국지 도발이나 핵·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나올 경우다. 제4 위기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압박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우리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감행할 경우다.
그러니 현 대통령 대행 과도정부의 최우선 임무는 미국이 어떤 시나리오를 택하든 우리가 ‘객(客)’이 되지 않도록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북핵 제거가 아닌 동결로 가서도 안 되지만, 남북 모두를 파멸로 내몰 재앙적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안보 컨트롤타워의 정상적 작동이 절실한 때다.
고성윤 국방분석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