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중산층의 주거 불안을 덜기 위해 도입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 주택)는 8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률도 연간 5%로 제한되어 ‘주거 안정성’이라는 가치를 크게 높였다. 최근 일부 논란이 있는 것은 뉴스테이의 가치가 아니라 가격 문제이다. 보증금을 전부 월세로 환산할 때, 월 임대료가 1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뉴스테이는 상위 20% 부유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뉴스테이는 테라스형 등 일부 특수 형태를 제외하면, 전용 84m² 기준 평균 보증금 9900만 원, 월임대료 54만 원 수준이다. 경기 화성 기산이나 충북 혁신도시에는 월 10만 원대의 뉴스테이도 출시되었다. 이러한 임대료 수준은 전국 아파트 m²당 평균 전세금 277만6000원을 적용해도 77% 수준이다. 물론 지역과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전월세 전환율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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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는 비제도권 임대주택의 비율이 80%를 차지하는 현 임대차 시장에서 비자발적 이사로 인한 주거 불안과 계약 갱신 때마다 급격히 오르는 전세금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간 주거 대안이 부족했던 중산층을 직접 겨냥한 최초의 정책이기도 하다. 새로운 주거 가치를 창출하고자 출발점에 서 있는 뉴스테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치보다는 가격 문제를 부각시켜 뉴스테이가 좌초된다면 중산층의 주거 안정은 무슨 대책이 있을까.
뉴스테이가 모든 중산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제도권 임대주택을 늘려 임대차 시장 불안을 완화해 준다는 점에서 임대료 논란, 즉 경제적 가치를 넘어선 정서적 가치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높은 청약률과 계약률이 그 증거가 아닐까.
정부는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 장구지계(長久之計)의 로드맵을 세워 뉴스테이가 중산층의 지속 가능한 주거 대안과 가치로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