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규 해남 문내농협 조합장 겨울배추생산자단체협의회 회장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김장대책에 따르면 올해 4인 가구 김장비용은 24만 원으로, 지난해 22만 원보다 9% 정도 오른다고 한다. 20포기 정도의 김장김치를 담가 최소 이듬해 봄까지 5개월 동안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는데, 4인 가구당 지출로 치자면 한 달에 약 4000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농산물은 매일 소비되는 특성 때문에 조금만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충격이 크다. 그렇다 치더라도 ‘배추 가격이 무서워 김장 못 하겠네’ 등의 보도처럼 물가에 부담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
배추 가격 상승에 대한 언론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다만 배추 가격이 상승한 이유와 최근 몇 년간 배추의 수급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없이 단순히 ‘작년 대비 1.5배 급등’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기저 효과라는 통계적인 착시효과가 덧붙여지기도 한다. 포기당 2000원 하던 배추가 1000원으로 떨어지면 절반 하락이지만, 하락한 가격이 원상태로 회복되면 100% 상승이 된다. 충분히 자극적이고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수치가 되는 것이다.
배추 가격 이면에 깔려 있는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생산농가의 어려움 △지속적인 소비 감소 추세 △통계적 기저효과 등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보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추 및 채소류 가격 변동과 관련된 언론 기사는 단순히 가격의 높고 낮음을 정서적 문제로 부각해선 곤란하다. 채소류 수급 및 가격에 대한 공감과 합의를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봉규 해남 문내농협 조합장 겨울배추생산자단체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