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올 해외직구 이용 고객 50만명 분석
해외 직구족(族) 1500만 명 시대를 맞아 직구 소비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들이 아마존 같은 미국의 ‘대세’ 쇼핑몰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한국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30대 남성 직구족들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아마존 앞지른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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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2013년만 해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이용 금액 상위 10개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당시 아마존은 아이허브, 랄프로렌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이용한 사이트였다. 알리바바 계열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도 2013년 순위권에 없다가 올해 4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남성 직구족만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가장 많이 이용한 해외 직구 사이트로 꼽혔다. 이어 아이허브, 아마존, 타오바오 순이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직구족들은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분이나 품질을 까다롭게 따져야 하는 식품, 유아용품과 달리 IT 제품은 가성비를 따져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들이 무게가 덜 나가는 IT 제품에 대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중국 직구를 자주 하는 회사원 권모 씨(32)는 “아마존은 믿을 만한 물건을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다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에 없는 물건이나 싼 물건을 대량으로 살 수 있어 좋다”며 “아마존과 달리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어 앱도 있어 더 편하다”고 말했다.
○ ‘직구 큰손’은 30대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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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학 신한트렌드연구소 연구원은 “예전에는 30대 여성들이 비타민, 영양제 등 건강식품이나 아동용품 위주로 해외 직구에 나섰다면 요즘은 남성들이 IT 기기, 헬스보충제 등을 중심으로 직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직구에 앞장서면서 IT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 규모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온라인 시장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소비 시장에서 30, 40대 남성이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최근 남성들이 소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남성들의 소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 트렌드에서 남성의 영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jaj@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