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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최예나]학종, 믿고는 싶은데…

입력 | 2016-10-06 03:00:00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요즘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내야 할까’다. 집에서 가까운 고교에 가면 그만이던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아이 특기가 과학(과학고)이냐 외국어(외국어고)이냐 하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고민이다. 관심은 이거다.

 ‘대입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려면 자율형사립고가 유리할까, 일반고가 나을까?’

 ‘학종’으로 불리는 이 전형은 대입의 대세가 됐다. 2017학년도에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 수시 모집인원의 29.5%(7만2767명)로 2016학년도(27.9%, 6만7231명)보다 5536명이나 늘었다. 서울의 15개 대학으로 좁히면 학종 선발 비중은 50.3%(1만5956명)까지 올라간다.

 학생의 잠재력을 보고 뽑는다는 학종은 객관적 수치보다 평가자의 주관이 크게 반영되는 정성평가 방식이다. 대학들은 공식적으로 “학생부 교과(내신)와 비교과(스펙)가 좋은 학생만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대학 입장에서 학종이 좋은 이유는 어떤 의혹이 제기돼도 ‘디펜스(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니 학부모 근심이 클 수밖에 없다. 자사고는 일반고보다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운영하니 스펙을 쌓기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자녀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라면 괜히 다른 학생 내신만 올려 줄까 두렵다. 그런데 입시에 무관심한 일부 일반고 교사는 ‘셀프 학생부’를 써오게 한다는 말도 생각나고, 이름 없는 학교는 대학에서 무시해 학종에 불리할 것만 같다.

 학부모의 이런저런 고민에 더욱 불을 지핀 기사가 최근 있었다. 정시와 비교해 수시 학종에서 일반고 학생이 유리하다는 보도였다. 정시보다 학종에 합격한 일반고 학생 비율이 높다는 걸 근거로 삼았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이걸 읽고 일반고 진학이 유리하다고 확신한 학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출신 학교별 지원자 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고3 전체 학생(60만9144명) 중 일반고 재학생이 71.9%(43만7976명)로 압도적으로 많다. 특목고는 2만1911명, 자율고(자공고 포함)는 4만6967명뿐이다. 한 유명 입시정보업체 관계자도 “지원자 대비 합격생의 출신 고교를 비교하면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비율이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가 공개한 2016학년도 학종 일반전형 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의 지역별 현황을 분석해보니 서울 지역 합격생 중 53.9%가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이었다. 전국으로 보면 강남 3구 합격생 비율은 21.4%였다. 이런 쏠림 현상을 무시하고 무조건 일반고가 학종에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학부모들이 학종 맞춤형 고교를 찾고 또 찾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학종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다. 교육당국 관계자 중 “솔직히 애를 그저 그런 일반고에는 못 보내겠더라”라고 말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 교육당국은 언제나 “학종은 좋은 제도”고 “사교육은 없어도 된다”고 말한다. 어느 지역 어떤 고교에 가도 편차 없이 학종을 준비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이런 말을 던져야 하지 않겠나.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