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내분규 중재를 자처했던 이대교수협의회(교협) 교수들이 42일째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들의 불법 행위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50대 졸업생에게 고발당했다.
이화여대 법학과 출신 권성희 변호사(53·여·연수원19기)는 7일 이대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인 철학과 김혜숙, 경영대학 정문종, 의대 정혜원 교수를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다중위력과시강요 미수 등 3가지 혐의의 방조범으로 서울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권 변호사는 농성 학생들이 본관검거로 학교행정을 마비시키고 수차례에 걸친 총장의 점거 해제 요구에 불응하며 수백 명이 위력을 과시해 무조건적인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을 이들 교수들이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김 교수 등이 간담회 관련 사항을 학생 농성목적인 ‘총장사퇴’에 최대한 유리한 내용으로 이끌었다”며 “교협이 주축이 된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업무목적이 ‘학생들의 농성해제와 학업에로의 복귀를 위한 노력’으로 돼있는데도 오히려 정반대로 농성학생들의 농성을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자기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를 밝혀와 도움을 주기 위해 만났다. 교수와 학생이 만난 걸 가지고 업무방해 방조 운운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학내분규 초기 학교 측과 학생 측 중재에 나섰던 이대교협은 지난달 중순 교수비대위를 중심으로 총장 사퇴 요구 성명서에 110여명의 교수 서명을 받기도 했다. 교수들과 농성 학생들의 첫 간담회는 9일 오후 5시 학문관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본관 점거 농성을 하면서 교수와 교직원 등 5명을 46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학생들을 수사 중이다. 학생 측이 농성 첫날 신변 보호 등을 이유로 사설 경비 용역을 동원했던 사실이 드러나 감금 혐의와의 연관성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