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말이 있다. ‘간과 쓸개를 서로 내놓고 보일 정도로 마음을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벗’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예부터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행복과 만족을 준다는 의미로 쓰인 것 같다.
옛말이 틀린 적이 없듯이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다시 만나고픈 감정이 강하게 일어난다.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자신의 성격 특성에 걸맞은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게 끌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성격심리학에서는 개인의 성격특성과 어울리는 환경에 살거나 성향이 서로 잘 맞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때 심적 풍요로움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커진다고 본다.
그렇다면 개인의 성격특성과 일치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을 주고 살 때도 행복감이 증가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메츠 교수팀은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한 다국적 은행의 고객 625명을 대상으로 2014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행위와 그에 대한 만족도 연구를 진행했다. 구매 행위는 59개의 소비활동으로 분류됐는데 연구에 참여한 고객들은 각 소비활동을 5가지 성격특성(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과민성)을 기초로 평가됐다. 예를 들어 책을 사는 행위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려는 높은 ‘개방성’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타인으로부터 무언가를 찾고 배우려는 ‘성실성’ 및 ‘친화성’이 돋보이는 행위다. 동시에 구매자의 ‘내향적’이고 ‘소심’한 성향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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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