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굴비
남양굴비 김은주 대표가 손질한 부세보리굴비와 10마리를 엮은 상품을 보여주고 있다. 남양굴비 제공
고급 음식점의 보리굴비는 30cm에 가깝고 살이 통통한 것이 상에 오르는데 가격이 1인분에 2만 원 안팎. 이 보리굴비가 조기를 가공한 것이라면 10만 원에도 먹기 힘들다. 10마리를 엮은 두름은 100만 원을 주고도 사기 어렵다. 조기 어획량 급감으로 굴비 값이 크게 오른 데다 건조하면 부피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씨알이 아주 큰 것이어야 하는데 이 같은 ‘대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보리굴비는 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에 조기를 겉보리와 함께 항아리에 오랜 기간 보관한 데서 유래한다. 소금 간을 한 뒤 며칠간만 바람을 쳐 수분을 조금 뺀 일반 굴비와 완전히 다르다. 음식점에서 흔히 접하거나 선물로 오가는 큰 보리굴비는 대부분 조기와 같은 민어과인 부세를 가공한 것들이다. 부세는 주둥이 끝이 약간 둥글 뿐 조기와 매우 비슷하다.
부세보리굴비도 굴비의 본고장인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많이 생산된다. 건조 기간이 3개월 안팎으로 일반 굴비보다 훨씬 길다. 살집이 많은 부세는 선어 상태일 때나 조금 말렸을 때는 맛이 떨어지지만 오래 말리면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늘어나고 응축해 맛이 좋아진다. 쌀뜨물에 담갔다가 손질해 쪄 그냥 먹거나 참기름을 발라 구우면 고소하다.
법성포 남양굴비의 김은주 씨(77·여)는 “부세보리굴비가 조기보리굴비는 물론 일반 굴비보다 더 실속이 있어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굴비는 길이 28∼30cm짜리 10마리를 엮은 부세보리굴비 상품을 10만 원에 판다. 5마리 엮음은 6만 원, 4마리 포장은 4만9000원. 25∼27cm짜리 10마리 중품은 7만 원. 31cm 이상 10마리의 특대 상품은 15만 원이다. 구입 문의 061-356-6263, 010-3604-6263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