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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비 원더가 극찬한 점자 스마트워치, 14만대 선주문에도 문제는…

입력 | 2016-08-16 15:41:00

산은, 우수 스타트업과 투자자 연결해주는 ‘스타트업IR센터’ 오픈




“전 세계에 2억5000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이들은 바깥나들이를 하기 너무 어렵고 읽을 만 한 점자책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2014년 스타트업 ㈜닷(Dot)을 창업한 김주윤 대표는 10월 출시를 앞둔 ‘닷 워치’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닷 워치는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다. 손목시계 모양의 이 기기는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점자로 시간이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문자메시지 등을 표시해준다.

가격은 290달러. 300만 원대인 한 줄짜리 점자 리더기의 10분의 1 수준이다. 시각장애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가수 스티비 원더의 극찬이 이어지면서 13개 나라에서 14만 대의 선주문이 들어왔다.

김 대표는 “태블릿PC처럼 점자로 정보를 전달하는 ‘닷 패드’도 950달러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시각장애인에게 비용 걱정 없이 문자를 읽고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주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자금이 걸림돌이었다. 다행히도 이달 초 KDB산업은행이 2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걱정을 덜었다. 국내에는 이처럼 독특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문제는 투자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자를 찾아가 사업 아이템을 설명할 자리나 기회가 마땅치 않은 탓이다.

이에 산은은 16일 더 많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IR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마이크로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초기투자자금을 받은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이날 이곳에서는 스타트업 지원 커뮤니티인 ‘넥스트라운드’ 출범식도 열렸다. 한국엔젤투자협회를 비롯한 20여 개 벤처 투자 관련 기관들이 우수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와 홍보, 제품 제작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우버(차량공유) 등의 성공 이면에는 그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액셀러레이터와 투자자가 있었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넥스트라운드는 든든한 창과 방패가 돼주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