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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의 저주?

입력 | 2016-07-28 03:00:00

승부조작 이태양-문우람 넥센서 23번, 문에게 23번 물려받은 코엘로는 방출
LG는 25번 선수들 이적후 홈런 펑펑




이쯤 되면 등번호에도 운명이 깃들었다고 할 법하다.

함께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난 이태양(23·전 NC)과 문우람(24·상무)은 입단 동기 외에 같은 등번호를 달았던 인연도 있다. 이태양이 NC로 이적하면서 이태양이 달았던 넥센의 23번을 문우람이 받아서 달게 된 것.

그런데 문우람이 상무로 가면서 새롭게 넥센 23번의 주인이 된 외국인 투수 코엘로(32)도 선발투수로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즌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유니폼을 벗었다. 넥센 팬들 사이에서 ‘23번의 저주’라는 표현이 나올 법한 이유다.

등번호와 관련된 악연은 LG의 25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승부조작 파동의 중심에 서 있던 김성현(27)이 달았던 LG의 25번은 일명 ‘탈G효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성현에 앞서 LG에서 25번을 달았던 선수는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병호(30·미네소타)였다. LG에서 만년 유망주로 불렸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뒤 잠재력을 터뜨리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 LG의 25번을 달았던 최승준(29)도 SK로 이적해 26일 현재 홈런 19개를 기록하는 등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롯데의 10번은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34·시애틀)의 그림자가 길게 남은 경우다. 2013년 10번을 달았던 외국인 투수 리치몬드(37)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전 팀을 떠났고, 이후 롯데의 10번을 이어받은 외야수 하준호(27) 역시 kt로 이적한 뒤 기량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에는 3루수 황재균(29)이 ‘10번의 저주’를 털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이민형 인턴기자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