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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손떼버린 해외자원개발, 中-日은 “지금이 기회” 쓸어담기

입력 | 2016-05-30 03:00:00

[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거꾸로 가는 해외자원개발]부실투자 논란에 올해 신규사업 ‘0’… 中-日은 저유가 호기 맞아 공격투자
“자원안보 고려한 장기적 안목 필요”




“팀장님, 오늘까지 석탄 실은 배 안 들어오면 발전소 보일러 꺼야 됩니다.”

말 그대로 하늘이 뚫린 것 같았다. 2011년 1월, 호주 퀸즐랜드 주에는 두 달째 비가 쏟아져 내렸다. 호주에 내린 폭우에 한국도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한국은 호주에서 발전용 석탄의 35%를 수입했다. 해수면보다 지대가 낮은 퀸즐랜드의 노천 광산들이 홍수로 물에 잠기면서 당장 발전용 석탄 수입이 끊길 지경에 놓인 것이다. 당시에는 국내 전력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가운데 한 곳이라도 멈추면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발전사들은 서로 남은 석탄을 돌려쓰고 창고 바닥에 붙은 석탄 부스러기까지 긁어서 쓰며 버텼다. 국내 발전사에 근무하는 A 팀장은 요즘도 그때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당시 그는 한국이 석탄, 석유 등 에너지원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해 쓰는 에너지 빈국(貧國)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를 외교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두고 해외 자원 확보에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에 따른 부작용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애써 확보한 해외 자원은 빚더미로 바뀌었다. 해외 자원 개발의 주축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각각 4조5000억 원, 2조6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방만한 투자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해외 자원 개발은 전면 중단됐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 신규 사업 수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71개로 가장 많았으나 2015년 10개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5월 말 현재 신규 사업이 한 건도 없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저유가로 가격이 떨어진 요즘이 해외 자원 확보의 적기라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은 도려내야 하지만, 자원 개발은 자원 안보까지 고려하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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