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오염도가 2014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쁜 것으로 드러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환경부가 2005년부터 집행 중인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정책 수립부터 잘못됐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의 위성지도 분석 결과 2014년 미국과 일본 유럽은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2005년에 비해 감소한 반면 중국과 우리나라는 증가했다. 중국이야 발전도상국이기 때문이라고 쳐도 한국은 2005∼2014년 3조814억 원을 들여 제1차 대기환경 개선사업 기본계획을 집행했는데도 목표치 달성은커녕 대기오염이 되레 심해졌다. 감사원이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작년 말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수도권 자치단체, 예보 및 대기질 관리업무를 맡은 국립환경과학원 등 8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환경부는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행정구역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데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만 신경 쓰는 등 기본계획부터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21%, 초미세먼지의 28%를 내뿜는 충남 지역의 화력발전소에 대한 관리대책은 아예 세우지도 않은 환경부의 무신경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사회·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09∼2010년 국내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100명 중 5.5명꼴로 16년 만에 1.5배 늘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미세먼지와 환경호르몬 증가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한다. 환경부가 제 할 일을 못 하는 사이 국민 건강과 생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