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진훈 단장.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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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선수단 구장서 훈련중인데
김진훈 단장, 1루에서 캐치볼
“연습해서 훈련을 돕고 싶었다”
눈앞에서 보고도 안 믿겨질 때가 있다. kt 김진훈(사진) 단장은 27일 수원kt위즈파크 1루에서 운영팀 직원과 캐치볼을 약 5분간 했다. 캐치볼을 하는 건 김 단장의 자유다. 문제는 장소와 시점이다. 김 단장은 1루에서, 공을 받아준 kt 추리닝을 입은 전직 선수 출신 직원은 1루와 2루 사이 지점에 서 있었다. ‘민간인’이 훈련 중인 야구장 안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점은 kt 선수단의 훈련이 개시된 이후였다. 외야에 선수들이 있었고, 배팅케이지에서는 타격훈련이 시작된 상태였다.
배팅케이지 뒤편을 포함해 야구장 전체에 kt 코치들이 흩어져 있었다. kt 조범현 감독은 덕아웃에서 필드를 응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단장의 캐치볼이 안 보일 리가 없었다. 심지어 조 감독을 취재하러 수십 명의 기자들이 덕아웃에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왼손잡이인 김 단장은 정말 ‘즐겁게’ 캐치볼을 한 뒤, kt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가 의아해서 kt 직원들에게 ‘저 분이 왜 저렇게 하느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납득할 설명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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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인 김 단장의 순수한 의도를 믿어준다 해도 상식적 의문은 남는다. 유격수의 1루 송구를 받아보고, 투수의 시속 145km 직구를 타석에서 체험하는 일은 단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채울 수 없는 호기심이다. kt 어느 코치, 선수, 직원이 연봉협상 책임자이자 인사권자인 단장에게 ‘거슬리니 나가시오’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KBO에는 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꽤 있다. 이 사람들이 야구 기술이 없어서 필드에 안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2년 전 큰 시련을 겪었던 롯데가 선수단 훈련 때 단장은 물론 구단 직원이 얼씬도 하지 않는 이유는 일손을 보태기 싫어서는 아닐 것이다. 창단 3년차인 kt에서 현장 야구인을 향한 ‘존중’은 상식과 좀 다른 것 같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