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의대생 성추행’ 가해자 1명, 成大의대 진학 뒤늦게 드러나
2014년 성균관대 의대 정시모집에 합격한 박모 씨(28)는 2011년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 가해자 3명 중 1명이다. 당시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이었던 박 씨 등 남학생 3명은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하고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은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제추행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기소돼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당시 한 가해자 부모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묻는 설문지를 돌리는가 하면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고, 박 씨 등은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항소를 거듭하는 등 형량을 낮추려는 행태로 국민의 공분(公憤)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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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입학 당시 박 씨는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정시모집에 지원했기 때문에 전과가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본과 1학년에 진학하면서 이 사실이 뒤늦게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성균관대 의대 학생회와 학생들은 박 씨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아 법적 제재는 불가능하더라도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 전과자가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 의료법에서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대상은 △정신질환자 △마약중독자 △한정치산자, 금치산자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이후 형 집행이 끝나지 않은 자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자 등 5가지뿐이다. 최근 잇단 의사의 성범죄 사건으로 보건복지부가 진료행위 중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대생의 성범죄 전력에 관한 규정은 없다.
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의 이영희 대표는 “이미 처벌을 받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을지라도 환자와 신체 접촉이 잦은 의사의 직업 특성상 취업을 제한하거나 의사면허 발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대생도 이에 준하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균관대는 박 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학생 개인정보와 관련된 것”이라며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