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회담서 북한 상황 협의” …·5자회담·평화협정 다뤄질 듯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워싱턴 회동과 같은 시기 맞물려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의 밀고 당기는 외교전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 북한 상황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시작되는 이번 방문은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2일) 이후 처음 이뤄지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북한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러시아는 막판까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반대하며 내용이 수정되도록 압력을 넣었다.
이번 중러 외교회담에서 중국이 강조해온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만들어질지도 관심사다. 왕 부장은 9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자신의 방러를 통해 미중-중러 릴레이 협상을 진행하는 셈이다. 왕 부장이 8일 기자회견에서 “3자, 4자, 5자 접촉 구상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만큼 5자회담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방한에서 “정세가 변했으니 방법도 변해야 한다”며 5자회담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3일 러시아로 보내 사전교섭을 진행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