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군소장, 남북 동시비판… “北 바꿀수 있는 열쇠는 美 손에” “한국, 안보냐 경제냐 선택의 기로… 中 거스르지 말고 경제 택해야”
국방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중국 공군의 차오량(喬良·62·사진) 소장은 최근 홍콩 월간지 ‘쯔징(紫荊)’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에 조건 없는 원조를 제공해 왔다”며 “중국의 것을 갖고 먹으면서도 줄곧 괴롭게 하는 것에 중국은 불쾌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중국이 주도적으로 북한을 바꿀 생각은 없다”면서도 “북한이 스스로의 정치체제를 선택할 자유가 있지만 중국은 이러한 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해선 “북한이 과거 중국의 반응을 염려하곤 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북한을 바꿀 수 있는 열쇠는 미국의 손안에 있고 중국의 손에는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차오 소장은 “이번 북핵 파동의 근저에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긴장 국면을 이용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이 바라는 체제 안전을 보장해 (북한이 핵을 포기함으로써) 북핵 사태가 해결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가 통일되면 미군은 한반도, 나아가 일본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며 “미국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차오 소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시 중국 전역이 탐지당하는 등 위협이 된다는 주장과 관련해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군사적으로 방패가 창을 막지 못하는 시대다. 중국 문 앞에 사드가 배치된들 중국의 창을 막지 못하거나 매우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고 (유사시) 대만의 안전이 보장되는가. 중국 주변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사드는커녕) 미국의 항공모함인들 충분한 보장이 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사드(방패)를 배치했으니 상대방이 스스로 물건(창)을 포기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맹인이 쓸데없이 촛불을 켜고 있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