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장
지구상의 사람들 대부분은 12개의 작물에 주로 의존하여 먹고살고 있는데, 이 중에서 밀, 벼, 옥수수와 감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작물 대부분은 그동안 재배나 영양, 생산성 등 여러 면에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량되어 왔고, 이렇게 육성된 엘리트 품종이 재배되면서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던 토종 대부분이 재배되지 않게 됐다. 소수의 품종만이 재배되면서 어떤 환경재해나 병해충이 왔을 때 전체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
농업의 생산성은 기후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에 따라 그 지역 특유의 스트레스나 병해충에 적응해온 토종 작물들은 종종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생명을 유지해 오고 있다. 내재해성(耐災害性)이 강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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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가뭄, 염분 등 환경재해나 병해충에 강한 식물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50년 90억 명이 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70% 정도의 식량 생산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오래전부터 존재하면서 극한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고 재해에 잘 저항하는 토종을 찾아내 그 유전자의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 이어 전통 육종에 생명공학이 융합된 기술을 이용해 이 유전자들을 엘리트 품종으로 옮기는 품종 개발 연구에 더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이연희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