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오승환(왼쪽)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세인트루이스 맨’ 오승환 출국
2005년 신인시절 삼성에서 ‘셋업맨’ 경험
레퍼토리 바꾸기 보단 ML타자 성향 분석
세인트루이스는 강팀…WS 우승 하고 싶다
“언제 경기에 나가든 9회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
오승환은 비시즌 동안 해외원정도박에 연루돼 마음고생을 했다. 법(벌금 1000만원)과 KBO(리그 복귀 시 정규시즌 경기 50% 출장정지)의 처벌을 받았고, 여론은 더욱 싸늘했다. 그래서 더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는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이상 팬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내가 야구장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당장 기술적 변화는 없을 듯하다. 오승환은 “ML 타자를 상대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레퍼토리를 바꾸기보다 코칭스태프, 포수와 대화를 통해 맞춰가겠다. 포수는 ML 타자들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에게 셋업맨 역할을 맡기려 하고 있다. 마무리투수인 트레버 로젠탈에 앞서 상대 타자를 봉쇄해야 한다. 2006년부터 쭉 마무리로 뛰었던 오승환에게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신인 시절(2005년 삼성) 셋업맨 경험이 있다”며 “마무리와 같은 느낌으로 던져야 한다. 언제 경기에 나가든 9회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세인트루이스는 강팀이다. 큰 무대에서 팀에 힘을 보태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해보고 싶다.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승환은 지난달 12일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1100만달러(약 132억원)에 계약하며 ML 진출의 꿈을 이뤘다. 미국 현지 언론은 KBO리그 삼성에서 9시즌 통산 277세이브, 일본에서 2년간 80세이브를 따낸 오승환을 ‘파이널 보스(끝판대장)’라 부르며 기대하고 있다. 오승환은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계약 당시 마이크 매서니 감독, 존 모젤리악 단장과 얘기해보니 세인트루이스가 팀워크를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적응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