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9 재정계획’에 포함… 조희연 교육감 2014년 11월 직접 결재
“어린이집까지 부담” 서울교육청 문건 서울시교육청이 연도별로 유치원뿐 아니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중기재정계획.
그러나 시교육청은 작년 11월 ‘2016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확대는 대통령의 공약이고 예산도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놓고 교육부와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이 다수인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정치적 갈등을 빚자 시교육청이 원래 편성했던 예산 계획을 뒤집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7월 10일 ‘서울시교육청 주민참여예산’ 홈페이지에 올린 2015∼2019년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2015∼2019년 교육청의 누리과정(어린이집+유치원) 예산 총액은 각각 6172억 원, 6123억 원, 6370억 원, 6292억 원, 6292억 원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2016년 누리과정 예산으로 유치원 과정의 2521억 원만 편성했다.
광고 로드중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와 서울시의 예산 상황을 감안해 중기재정계획을 만들기 때문에 크게 무게를 둘 수 없다”며 “해당 중기재정계획이 작성될 때는 교육청이 당연히 편성해야 했던 게 맞았지만 지난해 말 제출한 2016∼2020년 계획에는 어린이집 예산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정된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중기재정계획은 교육청이 시의회나 주민들에게 약속하는 건데 이미 부담하기로 한 예산을 뒤집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에서만 유치원 보육대란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일부 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1일 “급한 불을 우선 끄고 난 뒤 정부와 다투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라며 “유보금으로 잡혀 있는 유치원 예산은 몇 달 치라도 우선 편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예산 편성이 확정되는 즉시 집행 절차에 착수해 설 연휴 전 모든 유치원에 지원할 계획이다. 만약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사립 유치원의 차입 허용 △교육복지 예산 전용 등의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광고 로드중
최예나·유덕영 / 수원=남경현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