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재테크시장 기상도]<중>달러강세 시대 원자재 투자요령
○ 2차 금리 인상까지 달러 강세 지속
내년 달러화의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달려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3월 두 번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 상승을 더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이코노미스트)은 “미국의 금리 인상 주기를 확인하기 전까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신흥국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것도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한두 번 더 금리를 올린 뒤 달러화의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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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팀장은 “엔화,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와의 상대적 가치를 고려하면 원화가 현재 고평가돼 있다”며 “내년 3분기(7∼9월) 말 달러당 13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하반기 반등 노리는 원자재
내년에도 원자재 시장 여건은 좋지 않다.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 둔화, 신흥국 경제 불안 등 악재(惡材)가 도사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했고 내년부터 이란이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어서 원유의 공급 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비용을 따져볼 때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원유를 포함한 산업원자재 대부분이 공급을 제약할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생산성 악화로 미국 등 비(非)OPEC 국가들의 산유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손 연구원은 “공급 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유가가 바닥을 다지고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유가가 내년 말 배럴당 55달러 정도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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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로 리스크 분산, 원자재 투자는 신중”
재테크 전문가들은 투자자산을 다양하게 배분한다는 차원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달러화로 발행된 미국 국채, 환 노출형 해외 펀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면 위기가 닥쳤을 때 달러화의 가치 상승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내년에 달러화 상승 폭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환차익만 노리기엔 위험하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자산 배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투자는 확실한 회복 조짐이 보일 때까지 쉬어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원자재 투자의 대부분이 현물이 아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현재 매달 선물 가격이 더 떨어져 손실을 쌓아가는 형국”이라며 “바닥에서 들어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장의 수급이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를 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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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진 jaj@donga.com·정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