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헌서 아이 갖게 해달라 기도했는데… 사임당 돼”
이영애 씨는 “요즘 신사임당 하면 5만 원권 인물로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시대의 아픔을 딛고 엄마, 아내, 그리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인물로 바꿔 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룹에이트 제공
배우 이영애 씨(44)는 요즘 강원 강릉시에서 내년 하반기 30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인 SBS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 촬영에 한창이다. MBC 드라마 ‘대장금’(2003년) 이후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다. 이 씨는 이 드라마에서 조선시대 현모양처이자 예술가였던 신사임당과 함께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의 1인 2역을 맡았다.
30일 신사임당의 고향인 강릉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겸 촬영현장 공개 행사에 참석한 그는 “10년 만에 아기 엄마가 돼서 돌아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씨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년)를 마지막으로 2009년 사업가 정호영 씨와 결혼해 2011년 남녀 쌍둥이를 출산하면서 작품 활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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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모르지만 아이를 갖기 전에 아기 아빠랑 오죽헌에 와서 큰 나무에 동전을 넣고 건강한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경기 파주에 있는 율곡 가족묘(자운서원)에도 다녀왔어요. 어제 강릉에도 가족이 다같이 왔어요. 오죽헌 가서 다시 기도하려고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요.”
이 씨는 가상인물인 천재화가 이겸 역의 송승헌 씨와 애틋한 연기를 펼친다. 이 씨는 “애정신은 10년 만에 처음인 데다 상대가 송승헌 씨라 너무 떨린다”면서도 “여자 스태프가 승헌 씨가 촬영할 때만 몰려오는 통에 배우로서 승헌 씨는 나의 질투 대상이자 라이벌이 됐다”며 웃었다. 송 씨도 “첫날 이영애 선배와 눈을 마주 보고 연기하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대사를 여러 번 틀렸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 홍콩 글로벌 기업 엠퍼러그룹은 100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에서도 동시 방영하기 위해 100% 사전 제작한다.
이 씨는 “엄마와 아내 역할을 하며 촬영을 병행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며 “이번 사전 제작을 통해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사임당 역에 푹 빠져 있는 듯 그는 이날 대부분의 질문에 ‘신사임당’ ‘엄마’ ‘아내’ ‘여성’이라는 단어를 넣어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냐’는 질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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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